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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mate Technolog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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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미세먼지 원인물질이 깨끗한 물 만드는 촉매로 "3년 내 상용화, 모든 역량 쏟을 것"

김종식·하헌필 박사팀, '질소산화물'로 하·폐수 정화 소재 개발
기존 라디칼 대비 효율 7배, 촉매가격 낮춰


"택배 왔습니다~"

연구실에 도착한 택배 상자에 연구원들이 들떠 보인다. 안에 든 것은 끈적해 보이는 액체. 밑에는 오물까지 깔려있다. 택배 정체를 물으니 염색공장에서 나온 폐수란다. '잘못 온 게 아닐까? 버려야 하나?' 생각할 찰나 폐수는 이미 냉장고에 정리됐다. 일주일에도 서너 번씩 연구실에 도착하는 폐수는 김종식·하헌필 극한소재연구센터 박사팀에게 보물과도 같은 존재다.

수년간 굴뚝, 대형선박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대기오염물질 (질소산화물 등)을 처리할 수 있는 탈질촉매를 연구한 두 연구자가 이번엔 하·폐수정화연구에 의기투합했다. 기존 수처리 대비 더 깨끗하면서 저렴하고 빠르게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것이 목표다.

재밌는 성과도 냈다. 미세먼지 원인물질 '질소산화물'로 하·폐수 정화 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오염물질로 악역만 해왔던 질소산화물의 새로운 발견에 기업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환경기업에 기술 이전됐고, 다이텍연구원을 비롯한 KIST 출자기업 삼성블루텍 등 국내 유수 수처리 회사/산업계와 산업화를 협업 중이다. 하헌필 박사는 "빠르면 1년, 길어도 3년 안에 상용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온 공정 필요 없다…질소산화물+공기 흘려 완성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 원인 물질로 꼽히면서 우리 연구실에서도 처리대상으로만 여겼죠. 하지만 이번 실험을 통해 더는 기피 대상이 아니라는 개념을 제안했습니다. 사용되는 질소산화물은 미량이지만 새로운 수처리 패러다임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김종식 박사)

우리나라의 공장과 각 가정에서 배출되는 하·폐수는 환경기준치에 맞게 처리돼 배출되지만, 물에 포함된 페놀, 비스페놀A 등 분해하기 어려운 난분해성 유기물이 문제가 되고 있다.

난분해성 유기물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이 있긴하지만 단점이 많다. 1. 응집제를 넣어 난분해성 유기물을 바닥에 침전시켜 제거하는 방식은 침전물들을 다시 제거해야 하는 별도의 공정이 필요하고, 2. 유기물 분해제(OH 라디칼)로 변하는 물질인 과산화수소(H2O2)나 오존(O3)을 과량 주입해 유기물을 물,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등으로 변환시켜 제거하는 방법은 일회성으로 재사용이 어렵다.

효율적이지 못한 방식을 대체하기 위해 기존 분해제보다 수명이 길면서 유기물 분해능력 또한 우수한 NO3 분해제가 주목받지만, 이 역시 완벽하지 못하다. NO3 분해제는 방사성 물질 존재 하에 매우 큰 에너지를 주입하거나, 극한의 산성 조건 등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켜야만 만들 수 있어 일상용으로 사용할 수는 없었다.

두 연구자는 처리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질소산화물로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NO3분해제(라디칼)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질소산화물을 라디칼화한 것은 처음이다.

왜 질소산화물일까.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 발생 등 우리에게 피해를 주지만 잘만 활용하면 기상 탈질용 촉매의 성능을 높인다고 알려진다. 하헌필 박사는 "물을 정화시키거나, 공기를 정화시키기 위한 촉매개발은 유사한 점이 많다. 무엇보다 원자구조, 전자구조들이 어떤 형태를 이루는가 등을 연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상 탈질용 촉매 아이디어 중 일부를 차용해 연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질소산화물을 표면에 잘 붙일 수 있는 금속산화물(이산화망간)을 찾고, 공기와 질소산화물을 150℃ 이하의 저온에 흘려주는 것만으로 이산화망간에 질소산화물을 쉽게 고정하는데 성공했다. 기존 황산화물을 수처리 촉매표면에 고정하는데, 400C 이상 열이 필요해 150℃는 저온 영역으로 분리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NO3 분해제는 염색폐수 실험을 통해 기존 분해제보다 하·폐수 정화효율이 5~7배 높았다. 저온에 공기와 질소산화물만 흘려주면 되니 손쉽게 대량생산할 수 있고 공정 비용도 기존 촉매(철염) 대비 30% 이상 저렴했다. 또 일회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촉매와는 달리 최소 10번 이상 재사용 가능했다.

김종식 박사는 "우리가 개발한 촉매를 거친 폐수는 수처리 규제보다 훨씬 더 많은 질소와 탄소를 제거했다"며 "기존의 하·폐수 처리 공정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에 그치는 연구 지양, 역량 모두 쏟아 상용화할 것"

"실제 폐수를 구하는 데만 6개월이 걸렸죠. 상용화 단계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처음부터 폐수에 적용했습니다."(김종식 박사)

김종식 박사는 연구하면서 실제 폐수를 구하는데 과정이 쉽지 않았다 토로했다. 공장에 샘플을 요청했지만 배출되는 오염수가 자연스럽게 분석되니 꺼리는 곳이 많았다. 김 박사는 미세먼지 전구체인 기상 질소산화물을 제거(탈질)하는 촉매를 개발해 기업에 이전하고 상용화시킨 하헌필 박사에게 도움을 요청, 대구섬유개발연구원으로부터 폐수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두 연구자가 폐수 구하기에 사활을 건 것은 산업계에 필요로 하는 연구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김 박사팀이 KIST 내에서도 다양한 촉매연구를 상용화하며 과학기술 및 산업발전에 기여한 연구자로 꼽히는 이유다.

실제 일주일에도 서너 번씩 배달오는 폐수를 냉장고에 꽉 채운 김 박사는 실제 폐수로 다양한 실험을 했고, 실제 폐수로 연구한 만큼 상용화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하 박사는 "논문에 그쳐 상용화가 안 될 것 같은 연구는 빨리 포기한다. 이번 성과는 상용화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 기술완성도를 높이 끌어올렸다"라며 "우리의 역량을 모두 쏟아부어 빠르면 1년, 늦어도 3년 사이 상용화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상용화에 자신감을 보였다.

하헌필 박사에 따르면 폐수의 흐르는 양에 따라 촉매형태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양파 주머니처럼 생긴 곳을 통과하게 할 수도 있고 벌집 모양으로 만들어 폐수를 흘리며 정화할 수도 있다. 최적화 및 내구성을 위한 연구 등을 기업과 함께 논의 중이다.

김종식 박사는 "이번 기술은 염색폐수 정화에 우선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축사 폐수, 정제된 폐수 등 종류가 다양한 만큼 폐수 특징과 시스템 공정에 맞게 최적화해 다양한 오·폐수에도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수처리기술은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식습관이 다양해지고, 여러 약품이 개발되면서 처리해야 할 오염물질들도 늘어나고 있다. 개발도상국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수처리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지하수 등 수질오염에 따른 식수 부족과 수인성 질병에 노출된 상황이다.

김종식 박사팀 개발한 성과가 상용화되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 하·폐수 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박사는 "물은 돌고 돌아 각 가정의 식수원이 된다. 분해하기 어려워 규제하지 못했던 물질을 처리할 수 있는 공정이 개발되면 더욱 안전한 식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육군사관학교 물리화학과 정근홍 교수팀과 공동연구했으며,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학회지 'JACS Au' 최신 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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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술동향
Category Tech trends(Korea)
Source KIST 한국과학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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